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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함께 하는 사랑방」의 문을 열며

작성일
2024-01-03
조회수
597


「함께 하는 사랑방」의 문을 열며


추 원 서

(금융산업공익재단 상임이사)


 갑진년(甲辰年) 새해가 밝았다. 솟아오르는 태양을 맞으며 새해의 소망을 빌어본다. 나라의 발전과 세계 평화와 같은 거대한(?) 꿈도 좋지만,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가족과 지인들의 건강과 행복, 그리고 편치 못한 이웃들의 고단한 삶이 나아지는 것이 우선적 소망일 것이다. 부대끼는 삶 속에서도 서로를 격려하고 북돋아 주는 그런 한 해를 기대하는 것이다. 금융산업공익재단(이하 재단) 역시 그러한 꿈을 꾸고 있다. 

 재단은 은행권을 중심으로 한 금융산업 노사가 파트너십을 발휘하여 조성한 사회공헌기금으로 금융산업 발전, 노사관계의 선진화, 일자리 창출, 취약계층 지원 등 사회공헌사업을 수행하는 조직이다. 나눔을 실천하여 사회의 어두운 곳을 밝히고 차가운 곳에 온기를 불어넣는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지속가능한 사회 구축을 지향한다. 지난해 10월로 설립 5주년을 맞이한 재단은 이제 본궤도에 오른 사업을 보다 내실있게 추진하기 위해 재단 내에 공론의 장을 마련하기로 했다. 새해 초에 재단 홈페이지 내에 신설한 <칼럼: 함께 하는 사랑방>이 바로 그것이다. 이 방에는 재단 관계자는 물론 학자와 시민단체 활동가 등 관련 전문가 그리고 일반 시민 등이 모두 참여할 수 있다. 

 일찍이 하버마스(Habermas)는 17세기 말과 18세기 초 유럽에서 형성되기 시작한 커피하우스, 살롱, 테이블사회 등을 공론의 장으로 보았다. 그는 이들의 공통된 특징으로 동등성(equality), 문제제기(problematization), 포괄성(inclusion)이라는 세 가지 점을 지적했다. 일부 학자들은 시민사회와 NGO의 탄생을 이러한 공론의 장에서 비롯된 것으로 간주한다. 이와 딱 들어맞는 것은 아니지만, 한국에서 이와 유사한 기능을 수행한 곳은 바로 전통가옥에서 볼 수 있는 사랑방(舍廊房)이다. 이 방은 안채와 떨어져 있는 가부장의 생활공간이면서 동시에 손님을 접대하거나 묵객 등이 모여 담소하고 취미를 즐기던 공간이었다. 자연스럽게 정보교류와 의사소통의 기능을 수행했다. 양반 사대부들의 집에는 반드시 이 같은 사랑채가 갖추어져 있었다. 

 새롭게 문을 연 현대판 「함께 하는 사랑방」은 우리 사회의 진정한 발전을 소망하는 이들의 소통과 대화의 광장이 될 것이다. ‘밝고 따뜻한 사회’를 위한 각종 제언과 함께 사회공헌 분야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플랫폼을 지향한다. 참여자들은 동등한 입장에서 문제를 제기하고 각자가 생각하는 대안을 제시할 것이다. 주제는 다양한 영역을 포괄하게 된다. 각자가 연구하거나 활동하는 분야에서 느끼거나 함께 고민하고 싶은 주제는 물론, 인문학적 소양과 관찰 그리고 취미생활을 통해 터득한 지혜나 통찰 등 가벼운 주제도 환영받을 것이다. 최근에는 거의 들을 수 없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자주 언급되던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롭다”는 슬로건을 좋아했다. 재단은 이 같은 슬로건이 실천되는 정의롭고 공정한 재단 운영을 지향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사회적 약자의 눈물을 닦아주는 활동을 통해 ‘모든 인간은 평등하다’는 명제가 실현되기를 소망한다. 재단의 활동이 사회적 도움과 지원을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 척박하고 험한 세상을 건널 수 있는 다리가 될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이다. 새롭게 문을 연 「함께 하는 사랑방」에 많은 뜻있는 이들의 관심과 참여를 기대해 마지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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